중고 옷가게에 들리기 시작했다.
엄마가 동네에 있는 곳에서 쇽쇽 사오시길래, 어딘가 해서 같이 들렸다가 잡다하게 많이 사왔다.
엄마는 크로커다일이니 가피인가 하는 아줌마 브랜드에서 옷을 잘 사면서(하긴 그래도 세일을 이용하긴 하지만) 또 이런 싼옷은 왜 사는걸까? 라고 생각하고 별로 좋지 않게 여겼는데 같이 가보니 재미있었다.
이상하게 중고로 파는 옷가게에서 내가 집어드는 것은 다 키치한 느낌이다.
평상시라면 사지 않았던 톤 다운된 하늘색에 겨자색 꽃이 그려진 스커트라든지...
조금 낡은 듯한 핑크색 가디건과 꽃무늬가 있는 쉬폰으로 된 튜닉 등이다.
아니면 셜록홈즈에서 나올 것 같은 브라운톤 체크 반바지?
3천원-5천원이 전부여서 일까? 보통때 입으려 하지 않았던 옷들을 맘껏 사오고 있다.
그리고 신기한건 또 이건 주저 없이 입는다.
잔뜩 걸려있는 옷 틈바구니 속에서 옷 하나를 고르고 심지어 입어보고 만족한 듯 사오면
집에 와서는 울샴푸로 살살 세탁해서 마르기를 기다린다.
그리고 다음날 입고나간다.
그런데 아무도 내 옷이 3천원 짜리 옷인지 모른다.
당연한 거겠지만.
심지어 말을 해도 진짜야? 라고 물어본다.
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옷과 어울리면서 남의 옷이었던 옷이 이제는 내 것이 된다.
결국 중요한 것은 취향일 뿐 가격은 아닐지도.
버려지는 옷은 불쌍하다 생각했다.
나는 옷을 주기적으로 정리해서 버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.
(지금도 일년에 한 두차례 옷장을 정리한다.)
그렇지만 내 옷들도 어느 누군가가 입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.
버려지는 것보다는 그것이 더 기쁠 것 같다.
나는 버려지는 것에 민감한 걸지도 모르겠다.